'혁신의 아이콘'이라고 불리며 세계 정보기술 분야를 선도해 온 애플. 계속해서 잘 나갈 것만 같았던 애플인데, 요즘 상황은 영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최근 애플에 나쁜 일이 연달아 터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예요. 작년까지만 해도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전체 주식 가치의 합)이 400조원 이상 증발했죠. 세계 시가총액 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1위 자리를 내줬고,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엔비디아에 곧 2위 자리까지 내주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와요. 견고했던 애플 왕국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오늘은 요즘 애플이 마주한 위기 상황을 정리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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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때리기' 나선 유럽·미국 가장 큰 위기는 유럽과 미국 정부에서 애플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는 거예요. 위기는 유럽에서 먼저 닥쳤어요. 유럽연합(EU)은 거대 IT(정보기술) 플랫폼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오랜 준비 끝에 2022년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을 만들었어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은 거대 IT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디지털 시장에서 불공정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법이에요. 디지털시장법의 첫 번째 타깃으로 찍힌 기업이 애플이었어요. 애플은 이달 초 EU로부터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어요.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에서예요. EU는 앞으로도 애플이 추가로 위반한 사항이 없는지 두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까지 애플을 견제하고 나섰어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어요. 애플이 독점 행위를 남용하며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비싼 비용을 치르게 했다는 거예요. 사실 EU에서 주로 미국 기업인 빅테크를 규제하는 법을 만든 건, 유럽 기업들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 커요. 그런데 미국 정부마저 빅테크를 압박하기 시작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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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아니라 차별이었다고? 미국 정부는 한 번 애플에 입문하면 계속 애플의 기기나 서비스만 사용하게 되는 '애플 생태계'가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어요. 아이폰을 사고 나면 아이패드, 맥북도 사게 되고, 애플TV+, 애플뮤직도 구독하게 되잖아요. 애플이 자기들의 기기에서만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막는 식으로 사용자들을 가둬 왔다는 거예요. 사실 이런 애플 생태계는 오랫동안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어요.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애플의 경쟁력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한때 혁신이라고 찬사받았던 방식이 왜 지금은 독과점이라는 비판을 받는 걸까요?
미국 정부의 주장은, 애플의 폐쇄적 생태계가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IT 업계의 혁신이 오히려 저하됐다는 거예요. 사용자들이 애플 생태계를 벗어날 수 없게 되면서, 스마트폰 등을 만들던 LG전자 같은 경쟁 업체들이 하나둘 나가떨어졌어요. 결국 애플이 가격을 얼마나 올리든 선택지가 없는 소비자들은 더 비싼 비용을 내야 했고, 그 사이 애플은 막대한 수익을 올려 왔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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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주장한 애플의 독점행위는 크게 5가지예요. 1. '초록색 말풍선' 차별 아이폰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으면 '아이메시지'가 적용돼서 상대의 메시지가 파란색 말풍선으로 보이는데,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문자를 주고받으면 초록색 말풍선으로 보여요. 상대가 아이폰을 쓰는지 쓰지 않는지 단번에 알 수 있죠. 미국 정부는 아이메시지가 "10대들이 아이폰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하는 강한 사회적 압력"이라며 "초록색 말풍선 사용자는 왕따와 차별을 받는다"고 지적했어요.
2. 아이폰은 애플페이만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페이 외 다른 간편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어요. 아이폰에선 삼성페이, 구글페이 등을 쓸 수 없는 거죠.
3. 워치도 애플워치만 아이폰은 갤럭시워치랑 연동이 어려워요. 갤럭시 폰에서 애플워치를 쓰기도 힘들고요. 미국 정부는 이렇게 다른 회사의 기기와 호환이 자유롭지 않은 것도 독점이라고 봤어요.
4. 슈퍼 앱 사용 제한 '슈퍼 앱'은 쇼핑, 송금,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말해요. 우리나라에선 잘 사용하지 않지만, 중국의 알리페이나 위챗, 동남아시아의 그랩 등 해외에선 많이 쓰여요.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가 슈퍼 앱을 쓸 수 없도록 했어요. 슈퍼 앱을 쓰는 사람이 늘면 그만큼 애플의 앱을 덜 쓰게 되기 때문에, 애플에서 의도적으로 슈퍼 앱 사용을 제한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에요.
5.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제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은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서 이용하는 게임 서비스예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성능이 좀 떨어지는 스마트폰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죠. 애플은 최근에서야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을 허용했는데, 저가 스마트폰에서는 게임 이용을 어렵게 해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와요.
애플은 이런 폐쇄적인 정책은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였다고 주장해 왔어요. 애플 생태계가 기술적으로 더 안전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정책이었을 뿐, 불법적인 독점 행위가 아니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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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판매량까지 '빨간불' 사실 이런 법정 공방이 없어도 애플은 이미 충분히 힘든 상황이에요. 애플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매출 부진 문제를 겪고 있거든요. 최근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급감했어요. 화웨이 등 중국 토종 브랜드의 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고,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열풍이 이어졌기 때문이에요. 올해 들어 첫 6주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떨어졌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9%에서 올해 15.7%로 줄어들었고요.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인 만큼 중국 매출 감소는 애플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1. 최악의 경우 회사 찢어질 수도? 만약 미국 법원이 법무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애플은 회사를 여러 개로 나누거나 일부 사업을 매각해서 점유율을 낮춰야 할 수도 있어요. 미국은 반독점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데, 역사적으로 반독점법의 타깃이 된 회사들은 '분할 엔딩'을 맞은 경우가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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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법을 적용받은 대표적인 사례는 1980년대 유선 전화 사업을 독점하고 있던 미국의 통신사 'AT&T'예요.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규제를 견디다 못한 1984년 AT&T는 기업을 8개로 분할했어요. 1998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데스크탑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한다는 이유로 반독점법 소송을 치렀고, 기업 분할 판결을 받았어요. 그러나 4년간 법정 다툼이 이어진 끝에 빌 게이츠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정도로 합의를 봤죠. 미국 정부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서 진행했던 반독점 소송이 결국 애플 같은 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어요. 정부가 독점 기업을 해체해야 제대로 된 경쟁이 이뤄지고, 새로운 업체들이 성장하며 경제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예요.
2. 어떻게 되든 오래 걸릴 거야 하지만 애플 같은 큰 회사를 분할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죠. 법원의 판단이 나오려면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이고, 각국 정부와 애플 간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와요.
애플이 분할될 수도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이번 소송이 1998년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반독점 소송과 비슷한 시나리오로 흘러갈 것이라고 주장해요. 하지만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었는데, 아이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0% 남짓이어서 기업 분할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어요. 과연 애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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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 최근 애플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는 말이 나옴. 안 그래도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 등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미국 법무부에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 미국 정부는 애플이 폐쇄적인 '애플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자를 퇴출시키고 혁신을 저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음. · 만약 미국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최악의 경우 애플은 사업별로 분할될 수도 있음.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 |
미국과 유럽 외에도 애플은 세계 곳곳에서 규제의 타깃이 되고 있어요. 일본과 호주, 영국을 비롯한 여러 주요 국가들이 애플의 지배력을 완화할 수 있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국내에서도 애플의 '갑질' 행태가 지나지다는 목소리가 자주 들려와요. 대표적인 게 '인앱결제(in-app purchase)'와 관련한 논란이에요. 애플은 앱 스토어에 앱을 등록하려면, 해당 앱 안에서 바로 결제하는 인앱결제를 무조건 도입하도록 강제했어요. 다른 결제 시스템은 허용하지 않고, 인앱결제 방식으로 결제되는 금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가져갔죠.
한국은 지난 2022년에 이런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했어요. 애플이 다른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 게 사실상 독과점 행위라는 판단에서 내려진 조치였죠. 한국에서 인앱 결제 금지법이 도입되자 애플은 제3자(외부) 결제를 허용하고, 30%였던 수수료율을 26%로 낮췄어요.
하지만 정부는 애플의 이런 대처가 '꼼수'에 불과하다고 봤어요. 겉으로는 외부 결제를 허용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앱 개발사들이 인앱결제를 쓰지 않으면 큰 비용을 부담하도록 만들어 선택을 어렵게 했다는 이유에서예요. 이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애플에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어요. 하지만 애플은 "방통위 조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섰죠.
한국 정부의 제재에도 애플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건, 국내 규제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너무 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와요.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을 준수하지 않는 빅테크 기업에 대해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해요. 만약 법을 반복해서 위반할 시 과징금을 20%까지 늘릴 수 있고요. 반면 한국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과징금은 국내 관련 사업 연 매출의 최대 2% 수준에 불과해요. 부디 한국에서도 애플의 배짱 영업이 마무리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날 수 있기를 바라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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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수서~동탄' 개통했어요 수도권 지역을 고속 전철로 연결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지난 3월 30일에 처음으로 개통됐어요. 서울 수서역부터 경기 동탄역을 연결하는 GTX-A 노선 운행을 시작했는데, 대통령이 직접 개통식에 참여했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어요. GTX-A는 파주 운정부터 출발해 화성 동탄까지 총 11개 역, 82.1㎞를 연결하는 노선이에요. 이번에 수서~동탄 구간 34.9㎞가 먼저 개통했어요. GTX는 최고 운행 속도가 시속 180㎞에 달해서 수서~동탄 구간을 약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요. GTX-A 노선의 기본요금은 3200원이고, 이동 거리가 10㎞를 초과하면 5㎞마다 거리 요금 250원이 추가돼요, 이에 따라 수서~동탄 요금은 4450원, 수서~성남 3450원, 성남~동탄 요금은 3950원이에요. 개통 첫날에는 총 1만 8949명이 이용했다고 해요. 전기차 에너지 효율 등급 표시해요 오늘(1일)부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전기자동차는 5단계로 표시된 에너지 효율 등급 라벨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해요. 보통 가전제품에 부착되던 등급제 표시가 전기차에도 적용되는 거예요. 국내에서 팔리는 278개 전기차 모델이 모두 에너지 효율 등급 표시를 시작해요. 소비자가 더 효율적인 전기차를 고르기 쉽게 하고, 자동차 회사들이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차량을 만들도록 촉진한다는 취지예요, 오픈AI, 슈퍼컴퓨터에 130조원 투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어요. 오픈AI에 투자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총 1000억 달러(약 13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래요. 투자를 통해 만든 데이터센터에는 높은 수준의 AI인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에 활용할 슈퍼컴퓨터를 설치할 예정이에요. AGI란 모든 상황에 인간처럼 적응해 두루 활용될 수 있는 AI를 말해요.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을 대체 가능한 AI인 거예요.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투자 규모는 현존하는 최대 데이터센터의 100배에 달한다고 해요. 또한 지난 3월 29일 오픈AI는 15초 분량의 사람 목소리 샘플만 있으면, 해당 인물의 음성을 생성할 수 있는 AI 도구를 공개해 주목받았어요. 이 AI가 만든 음성은 실제 사람 목소리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고 해요, 다만 오픈AI는 이 도구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출시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래요. 오픈AI는 "현재로서는 기술을 보여주기만 하고, 널리 출시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어요. 'FTX 사태' 주범, 징역 25년형 지난 2022년 벌어졌던 'FTX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미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어요. 법원은 110억 2000만 달러(약 15조원)의 재산을 몰수하는 명령도 내렸어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는 한때 세계 3위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취약한 재무 구조가 알려지며 지난 2022년 말 급격히 파산 위기를 맞았어요.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죠.
이후 FTX의 창업자인 뱅크먼프리드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자금을 빼돌렸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뱅크먼프리드는 정치인들에게 최소 1억 달러(약 1340억원)의 정치 후원금을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도 받았어요. 그에게 선고된 징역 25년형은 그가 선고받을 수 있었던 최고 형량인 110년보다는 훨씬 짧지만, 미국 금융 관련 범죄에 선고된 형량 중에선 두 번째로 긴 것이라고 해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폰지사기를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는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교도소에서 사망한 바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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