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을 내면 열리는 새로운 투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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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 (금)

TODAY's DIGGING

조각을 내면 열리는

새로운 투자 시장?

┃글　June

'곧 새로운 투자 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이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면서 이 시장과 관련이 있는 회사의 주식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죠.

새롭게 열린다는 투자 시장, 바로 '토큰 증권'을 두고 하는 말이에요. 오늘은 국내에서 곧 본격적으로 활용될 준비에 들어간 토큰 증권 이야기를 정리해 봤어요.

토큰 증권이 뭐야?
토큰 증권(STO, Security Token)은 말 그대로 토큰 형태의 증권을 뜻해요. 그나마 익숙한 용어인 '증권'은 특정 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명시한 문서예요. 말이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주식 시장에서 흔하게 거래되는 주식이 대표적인 증권이죠. 조금 낯설게 보이는 '토큰'은 흔히 사람들이 가상자산(암호화폐)을 가리킬 때 '코인'과 비슷하게 사용하는 용어예요. 코인과 토큰의 실제 의미에 조금 차이가 있긴 해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자산이라는 점에서는 같아요.

결국 '토큰 증권'이란, 마치 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디지털 증권인 거예요. 굳이 블록체인을 쓰는 건 정부나 공공기관 같은 중앙 관리자 없이도 위·변조가 어렵게 만드는 보안 기술이기 때문이에요. 기존에도 디지털 증권인 '전자 증권'이 있었지만, 이 증권은 공공기관(한국예탁결제원)이 직접 관리해요. 반면 토큰 증권은 공공기관이 관리하지 않아서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죠.

그게 왜 필요한 건데?
토큰 증권의 필요성은 최근 몇 년 사이 '조각 투자'로 불리는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생겨났어요. 조각 투자라는 게 워낙 주목을 받은 데다 관련 업체들도 많이 등장했는데, 이 투자 시장을 안전하게 만들 방법이 필요했거든요. 쉽게 말해서 '조각 투자'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 방식이고, 이 투자 방식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수단이 '토큰 증권'인 거죠.

조각 투자는 음악 저작권이나 미술품, 부동산, 한우 같은 자산을 다수의 투자자가 돈을 모아 공동 투자하는 행위예요.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미술품이 있다면, 이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을 100조각으로 나눠서 100명이 1만원씩 내고 살 수 있어요.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싶으면 10만원을 내고 지분 10%를 가질 수도 있고요.

투자한 음악 저작권이나 부동산, 부동산, 한우 등의 가격이 오르면 조각의 가격도 상승해요. 투자한 음악 저작권에서 수입이 발생하거나 부동산으로 월세 수입이 생기면, 마치 주식의 배당처럼 지분만큼 수익을 배분받죠.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아주 비슷해요.

조각 투자의 유행을 계기로 토큰 증권이 국내에 도입된 과정을 작년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음악 저작권(정확히는 저작권료를 받을 권리)을 조각내어 거래하는 '뮤직 카우' 등 조각투자 플랫폼이 주목받음.

투자자가 늘어나자 '주식처럼 사고파는데, 규제도 받지 않고 투자자를 보호할 안전장치도 부족하다'는 논란이 벌어짐.

정부는 조각 투자가 사실상 증권 거래와 유사해 위험하다며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만들지 않으면 불법'이라고 판단.

논란이 됐던 뮤직 카우는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후 ¹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한시적으로 사업 허용.

이후 정부가 제도 보완을 위한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정부 허락을 받고 토큰 증권을 발행해 안정성을 확보하면 조각 투자를 허용한다는 내용. 투자자를 보호하면서, 조각 투자 시장도 육성하는 절충안.

이제 토큰 증권 살 수 있어?
정부가 토큰 증권을 활용해 조각 투자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서 토큰 증권을 사고팔 수는 없어요. 다만 완전히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토큰 증권을 시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¹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할 계획이래요. 앞서 한시적으로 사업을 허용했던 뮤직 카우 등 일부 업체 외에 다른 조각 투자 업체들도 규제 샌드박스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예요.

정부는 토큰 증권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곧 승인하고, 내년부터 사고팔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해요.

┃¹규제 샌드박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은 기존 규제 적용을 면제해 주는 제도. 법적 제도가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단 사업을 해볼 수 있도록 해주자는 취지.

조각 투자 업체들은 이미 토큰 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달(11월)에는 음악 저작권과 미술품을 조각내서 증권으로 발행하겠다는 신청서가 정부에 줄줄이 접수됐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토큰 증권 거래가 곧 허용될 분위기이니까, 미리 신청서를 접수해 둔 것으로 보여요.

기대 키우는 토큰 증권 시장
지난해 큰 인기를 누리다 잠잠해졌던 조각 투자 시장은 몇몇 업체의 증권 발행 신청 소식과 함께 갑자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이 소식이 전해진 11월 29일에는 조각 투자와 관련이 있는 업체들의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조각 투자가 활성화되면, 토큰 증권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요. 사업을 망설였던 업체들이 각종 조각 투자 상품을 토큰 증권으로 발행하려고 몰려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몇몇 업체에 쏠렸던 거겠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이 내년엔 34조원 규모로 커지고, 2030년에는 약 3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어요.

단돈 몇만 원으로 고가 미술품이나 음악 저작권 조각에 투자하는 시대. 그리고 조각낸 자산은 블록체인을 적용한 증권으로 발행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어요. 불과 몇 년 사이에 투자 시장에 정말 큰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아요. 새롭게 열릴 '토큰 증권' 시장은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투자처가 될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 조각 투자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토큰 증권'이 주목받고 있음. 관련 업체들의 주식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 지난달(11월) 조각 투자 업체들이 연이어 증권 발행 신청서를 접수한 데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활용을 준비 중이기 때문.
· 국내 토큰 증권 시장은 2030년에 약 3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유망한 분야인 만큼 관련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

EDITOR's COMMENT

자산을

조각내는 이유

안녕하세요. 2년째 열심히 <디그>를 쓰고 있는 JUNE입니다. 오늘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는 '조각 투자'와 '토큰 증권' 이야기를 다뤄봤어요. 확실히 새로운 시장인 건 맞고, 설명을 잘 들어보니 유망해 보이기도 해요. 저도 좋아하는 노래나 미술품에 몇만 원쯤 투자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예요.

하지만 이 시장을 바라볼 때 '자산을 조각내는 이유'를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할 것 같아요. 자산을 조각내어 투자 상품으로 만드는 건 아주 비싼 자산이라도 누구나 투자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예요. 기존엔 100억짜리 미술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최소한 100억은 있는 부자뿐이었다면, 이제는 단돈 몇만 원으로도 투자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런 특성은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에요. 다만 자산의 가치를 과대평가해 '거품'을 만들어낼 가능성 또한 커진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어요.

우선 조각 투자 시장에서 다루는 상품(음악 저작권, 미술품, 한우 등)들은 쉽게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아요. 공개된 회계 자료와 각종 공시 등 다양한 기업정보를 토대로 투자하는 주식도 가치 평가가 어려운데, 사전에 따져볼 수 있는 정보가 훨씬 적은 음악 저작권이나 미술품은 당연히 더 어렵겠죠. 조각 투자 업체를 마냥 믿기도 좀 그렇고요.

'조각내는 행위' 자체가 자금 유입을 쉽게 만들어 거품을 유발할 수 있는 면도 유의해야 해요. 수많은 투자자가 몇 천원에서 몇만 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는 건 신규 투자자 유입이 훨씬 용이해진다는 거고, 한순간 불붙은 거래 열기가 가치를 뻥튀기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토큰 증권 시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이 '2030년엔 토큰 증권 자산이 세계 경제규모(GDP)의 1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을 정도로 유망한 분야가 맞아요. 국내 산업 육성에 신경 쓸 필요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고요. 그래도 어떤 위험이 존재하는 지는 모두가 고려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 같아요. 새로운 시장에 투자하고, 그 시장을 키우는 건 결국 우리 같은 개인일 테니까요.

NEWS PICK

국내 최대 OTT 탄생할까요?

국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래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합병에 성공한다면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OTT가 탄생하게 돼요. 한국 OTT 시장에선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1등이고, 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가 비슷하게 경쟁하는 '1강 3중' 구도였어요. 지난달 기준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가 1137만명, 쿠팡플레이 527만명, 티빙 510만명, 웨이브 423만명이었죠.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경우 월 이용자 수 900만명을 넘기게 돼요. 업계 1위인 넷플릭스의 뒤를 바짝 쫓는 수준이에요. 한국 시장이 '2강 1중' 구도로 재편되는 거예요.

합계출산율 또 역대 최저치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어요.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를 뜻해요. 3분기 출생아 수도 뚝 떨어져서 약 5만7000명을 기록했어요. 분기 기준으로 출생아 수가 6만 명을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출생아 수가 이렇게 감소하면, 2050년에는 청년 인구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어요.

기준금리 7번 연속 동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번 연속해서 동결했어요.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어요. 또 이날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2%에서 2.1%로 낮춰 전망했어요. 동시에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2.6%로 올려 잡았죠. 이렇게 물가는 더 오르고 경기는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금리를 높여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요.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 줄어든대요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는 청년들의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것 같아요. 취업하기 전까지 학자금 대출 이자 상환을 면제받을 수 있는 대상이 중위소득 100% 이하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의미해요. 기존에는 저소득 가구 등 일부만 혜택을 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중간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가구도 이자 상환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되는 거예요.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법안은 지난 5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했어요. 이번 안보다 더 적극적으로 청년들을 지원하는 방식이었죠. 그런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다른 대출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해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다가 이번 법안으로 양쪽이 합의를 보기로 했어요. 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다자녀 가구는 대학 재학 기간뿐 아니라 휴학 기간이나 졸업 후 취직 전까지 발생한 이자도 면제해 줄 계획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