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등이라고요? 정말요?💾

2023.9.1 (금)

미국의 유력 경제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한 국내 반도체 기업을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기사를 내보냈어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도체 분야 중 하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내용이죠. 여기서 말하는 기업은 바로 SK하이닉스예요.

물론 SK하이닉스도 국내에선 유명하지만, 사실 반도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삼성전자잖아요.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를 놔두고 '엔비디아(NVIDIA)와 파트너 관계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는 중이다'고 보도했는데요. SK하이닉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가장 가치 있는 반도체 회사는?

월스트리트저널이 'SK하이닉스와 파트너 관계'라고 설명한 엔비디아는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회사예요. 주가 추이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최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전체 주식가치)은 1조 2000억 달러(약 1585조원)를 넘어섰어요. 반도체 업체 중엔 1위고, 세계에서 6번째로 시가총액이 높은 회사가 됐죠.

엔비디아의 주력 상품은 GPU(그래픽처리장치)란 반도체인데요. GPU는 CPU(중앙처리장치)와 비교되는 장치예요. CPU는 이름 그대로 컴퓨터의 중심에서 모든 데이터를 계산하고 처리하는 반도체를 말해요. 컴퓨터에서 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뇌 역할을 하는 CPU는 계산 속도가 아주 빨라요. 복잡한 연산도 처리할 수 있고요. 대신에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일을 시키면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해요.

AI 반도체 '꽉' 잡은 엔비디아

GPU는 CPU와 달리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요. CPU가 아주 똑똑한 천재 한 명이 빠르게 순서대로 일하는 거라면, GPU는 능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수백, 수천 명이 함께 일을 처리하도록 만들어졌죠. GPU는 비교적 단순한 일밖에 못 하지만 '동시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GPU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특히 데이터 학습을 통해 직접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GPU는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가 됐죠.

생성형 AI는 반복 학습을 통해 정교해져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학습했는지에 따라 성능이 결정되죠. 효율적으로 학습하려면 수많은 연산을 동시에 해야 하고요. 하나씩 순서대로 일을 처리하는 CPU보다는, 동시에 많은 일을 하는 GPU가 안성맞춤이었던 거예요. 🍎GPU 시장 점유율이 약 90%인 엔비디아는 가장 가치 있는 반도체 회사가 됐고요.

SK하이닉스가 GPU 대신 주목한 것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는 GPU 분야에선 엔비디아와 경쟁하기 어려워요. 대신 이들은 GPU를 사용할 때 꼭 필요한 메모리반도체에 강점이 있죠. 정보를 연산하는 CPU나 GPU와 달리, 메모리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를 의미해요. 메모리반도체는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활용할 때도 사용돼요.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AI에게 반복 학습시키는 거예요. 필연적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작업이 수반되죠. 데이터 저장 공간도 많이 필요하고, 더 빠르게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는 성능 좋은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 수밖에 없어요.

문제는 웬만한 메모리반도체는 GPU의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거예요. GPU가 '나 연산해야 하니까 데이터 좀 빨리 보내줘'라고 요청해도 메모리반도체가 제때 충분한 데이터를 공급하기 어려웠던 거죠.

이에 대안으로 떠오른 게 바로 'HBM'이란 반도체예요. SK하이닉스가 경쟁사들보다 앞서 주목한 반도체죠. 월스트리트저널은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선구자로 여겨지지는 않았지만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했고, AI가 부상하면서 초기 승자 중 한 업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어요.

HBM? 대체 그게 뭔데?

HBM은 'High Bandwidth Memory'의 줄임말이에요. 메모리반도체의 한 종류고, 우리말로는 '고대역폭 메모리'라 부르죠. HBM은 메모리반도체를 여러 층으로 쌓아 놓은 것을 의미해요. 기존의 반도체가 1층 건물이라면 HBM은 10층 정도의 건물인 거예요.

보통 GPU를 데이터 처리 공장, 메모리반도체를 데이터 창고에 비유하는데요. HBM처럼 창고를 고층으로 지으면 한 건물에 더 많은 데이터를 보관하는 게 가능해져요.

고층 창고에선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꺼내 쓸 수 있어요. 1층짜리 창고를 여러 개 만들려면 공장(GPU)과 먼 곳에도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고층 창고를 지으면 공장과 가까운 곳에만 창고를 만들어도 충분하죠. 창고가 가까우면 필요한 데이터를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요.

HBM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도로'를 넓게 만든다는 점이에요. 기존 메모리반도체가 이용하는 도로가 1차선이라면, HBM의 도로는 10차선쯤 되는 거죠. 당연히 도로에 오가는 차량(데이터)이 많아도 교통체증이 발생할 일이 적을 테고요.

HBM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이유

이렇게 장점이 많은 HBM이지만 과거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만들기 어렵고, 생산 과정에서 불량품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죠. 고장이 나면 수리도 까다롭고요.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런 걸 만들어야 하나'라는 평가가 우세했죠.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HBM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앞서 말했듯 수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되기 때문이죠. GPU만큼 메모리반도체의 성능도 중요해진 거예요.

SK하이닉스는 2010년부터 HBM 개발에 투자했다고 해요. 현재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중이고요. 엔비디아는 자사 GPU에 SK하이닉스의 HBM을 결합해 판매하고 있어요. 물론 삼성전자도 HBM을 생산해요. 하지만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HBM 분야에선 SK하이닉스에 한발 뒤처졌다고 평가받아요.

2023년 2분기 기준/자료=트렌드포스

HBM 관련주, 나도 투자해 볼까?

생성형 AI와 함께 HBM이 주목받고 있지만, 관련 기업들이 유망한 투자처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려요. 현재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안 되거든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고요.

HBM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려면 시간이 더 걸릴 텐데, 미래엔 다른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지도 모르잖아요. 또 HBM은 GPU에 비하면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하는데요. '반도체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업들, 이들은 과연 인공지능 시대에도 계속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3줄 요약

1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관심을 받고 있음. AI는 반복 학습을 통해 정교해지는데,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할 수 있는 GPU가 이에 적합하기 때문.

2 AI 학습엔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업체들에도 기회. 특히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를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드는 HBM에 한발 앞서 투자했음.

3 HBM은 더욱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음. 해당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SK하이닉스는 주목받는 중. 다만 HBM 관련 기업이 유망한 투자처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림.

10월 2일 임시공휴일 확정됐어요
정부가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어요. 9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와 10월 3일 개천절 사이를 공휴일로 지정하는 거라서 총 6일 연휴가 되는데요.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소비를 촉진하려는 목적이래요. 임시공휴일 지정 안건은 다음 주인 9월 5일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여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또 역대 최저치
올해 2분기(4~6월) 합계출산율이 분기별 역대 최저 기록을 또 갈아치웠어요.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이었어요. 1년 전 같은 기간(0.75명)보다 0.05명 감소한 수치예요. 합계 출산율은 한 여성이 가임 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해요.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통계인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이 수치가 가장 낮아요.

작년 한 해 동안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78명이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수치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요. 이미 상반기(1월~6월) 기준으로도 지난해(0.81명)보다 낮은 0.76명을 기록했어요.

7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생산·소비·투자 등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3개 분야 지표가 지난 7월에 일제히 악화했어요. 국내 산업 전반의 생산량이 줄어드는 동시에 소비도 위축됐고,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줄었다는 뜻이에요. 이른바 '트리플 감소'로 불리는 현상이 일어난 거예요. 월 단위로 따져보면, 트리플 감소는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일어났어요. 우리 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중국이 최근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점, 장마철 집중 호우가 발생해 외부 활동을 위축시켰던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특히 국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3.2% 감소해서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대요.

위기의 비구이위안, 상반기 손실만 9조원
중국의 거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이 올해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하는 기록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최근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대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와요. 지난 30일 비구이위안은 올해 상반기에 489억 위안(약 9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어요. 지난해 상반기에는 이익을 냈고, 하반기까지만 해도 손실이 67억 위안(약 1조 2000억원)이었는데,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거예요. 비구이위안은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공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깊이 반성한다"는 표현을 썼고,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경우 디폴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어요. 한때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 업체였을 정도로 규모가 큰 비구이위안의 위기는 중국 경제 전반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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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GPU 시장을 지배하는 비결은?

엔비디아는 1993년에 젠슨 황이라는 인물에 의해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예요.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젠슨 황은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거라 내다봤고, 정교한 그래픽의 게임을 구동할 때 필요한 반도체 수요도 함께 증가할 거라고 생각했죠.

컴퓨터의 중심에서 모든 데이터를 계산하고 처리하는 반도체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중앙처리장치)예요. 우리가 컴퓨터 게임 등을 즐기려면 CPU가 연산해 낸 결과를 모니터에 표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모니터는 아주 작은 '화소(픽셀)'들로 이루어졌어요. 수백만 개의 화소가 모여 전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거예요.

화소 하나에 신호를 보내는 건 간단하고 쉬운 일이지만, 수백만 개에 달하는 화소에 '동시에' 신호를 보내는 건 만만치 않은 작업이에요. 특히 CPU는 한 번에 하나씩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이 작업에 적합하지 않죠.

그래서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GPU(Graphic Processing Unit·그래픽처리장치)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어요. CPU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일밖에 못 하지만 '동시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GPU를 설계했죠. 수많은 화소에 동시에 신호를 보내는 작업을 시키기 위해 GPU를 만든 거예요.

그런데 GPU의 또 다른 쓰임새가 발견됐어요. 처음 GPU가 등장했을 땐 생각지 못했던 건데요. 바로 인공지능(AI) 기술이에요. AI는 반복 학습을 통해 정교해져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학습했는지에 따라 성능이 결정되죠. 효율적으로 학습하려면 수많은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데, 생각해 보니 GPU가 안성맞춤이었던 거예요.

물론 엔비디아 말고도 GPU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있어요. 하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선 큰 힘을 못 쓴다고 해요. 엔비디아는 반도체만 만드는 게 아니거든요. GPU 사용을 돕는 프로그램도 일찌감치 만들어 놨어요.

예전엔 대부분의 개발자가 CPU에만 익숙했다고 해요. AI를 연구하는데 GPU를 활용해 보고 싶어도 어려움이 많았죠. 그래서 엔비디아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CPU를 사용하듯 GPU를 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에요. 엔비디아는 2006년부터 자사 GPU에 특화된 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했어요.

요즘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엔비디아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밖에 없대요. 세계에서 4만여 개 기업이 AI 개발에 엔비디아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 덕에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독보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어요. 이 회사가 일찌감치 AI와 GPU의 활용성에 주목했기에 가능했던 일이고요.